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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정', '한'… 감정을 표현한 한국어 단어의 깊이

–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마음의 온도 – 한글 속 사랑, 단어 하나에 담긴 감정의 거울한글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애정을 넘어 관계의 깊이와 방향성까지 아우르는 감정의 표현입니다. 연인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간의 사랑, 나라를 향한 사랑, 이웃을 향한 사랑처럼 다양한 맥락에서 쓰이며, 그때마다 정서의 결이 달라집니다.‘사랑하다’라는 표현은 원래 ‘사랑스럽다’라는 형용사에서 파생된 것으로, 여기서 ‘사’는 ‘좋다’의 옛말, ‘랑’은 정을 뜻한다는 어원적 분석도 존재합니다. 이처럼 한글 속 ‘사랑’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감정보다는 관계와 정서를 함께 담아내며, 한국어 고유의 감정 표현력을 보여줍니다. 한글이 품은 정(情), 끈질긴 관계의 언어‘정’은 한글에서 매우 독특하게 발전한 감정 ..

한글 이야기 2025.04.08

시간을 재는 또 다른 단위, '밤 한정', '이레', '달포'의 진짜 의미

– 숫자보다 정서를 재던 옛날의 시간법 – 숫자 없이 시간을 표현하던 한글 시대오늘날 우리는 시간을 분, 시간, 일, 주, 월, 년 단위로 나누어 계산합니다. 그러나 옛날 한글 문화 속에서는 시간을 수치가 아닌 감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웠습니다.‘해 뜰 무렵’, ‘점심 무렵’, ‘달이 떴을 때’처럼 하루를 묘사하거나, ‘꽃 피는 때’, ‘김장 담글 철’처럼 계절을 부르던 표현에는 정서와 경험이 스며든 한글의 시간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이러한 감각은 ‘이레’, ‘달포’, ‘밤 한정’처럼 독특한 시간 단위를 만들어냈으며,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글이 품고 있는 정서적 언어 자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레’ — 일주일보다 부드럽고 정감 있는 한글 표현‘이레’는 오늘날의 ‘7일’, 즉 ‘일주일’에 ..

한글 이야기 2025.04.07

전통 악기 이름에 담긴 소리의 철학

– 이름만 들어도 들리는 소리, 말이 가진 울림 – 소리를 말로 짓다 — 전통 악기의 이름은 왜 중요한가?한글로 지어진 전통 악기의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소리의 성격과 철학,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담은 언어 표현입니다. ‘장구’, ‘가야금’, ‘대금’, ‘징’, ‘꽹과리’처럼 이름만 들어도 악기의 분위기와 음색이 연상되는 이유는 우연이 아닙니다.한글은 단순히 소리를 표기하는 문자가 아니라, 소리의 질감과 울림, 연주 방식까지 언어 속에 녹여내는 능력이 탁월한 언어입니다. 전통 악기들의 명칭은 소리를 표현하는 말이자, 그 악기가 가진 정체성과 역할을 언어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즉, 악기 이름 하나하나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소리에 대한 감각과 미학이 응축되어 있습니다.이처럼 전통 악기의 명칭은 단..

한글 이야기 2025.04.07

우리말 속 동물 이름의 상징성과 어원 이야기

– 익숙한 동물 이름 속에 숨겨진 말의 그림자 – 호랑이는 왜 용맹의 상징이 되었을까?‘호랑이’는 우리말에서 용맹함과 위엄, 권위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단군 신화부터 조선시대 민화, 무속 신앙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는 늘 강한 존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호랑이 같다”는 말은 단순한 무서움이 아니라, 압도적인 힘과 보호의 상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는 표현도 오래된 신화적 존재로서의 호랑이를 재치 있게 활용한 예입니다. '호랑이'라는 단어는 고유어 '범'에 접사 '랑'과 '이'가 붙어 만들어진 말로, 언어 안에 민족의 문화적 감각이 깃들어 있음을 보여줍니다.조선 민화에서는 호랑이가 까치와 함께 그려져 익살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권위에 ..

한글 이야기 2025.04.06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말 — 전통 기상 표현 이야기

구름 한 점에도 의미를 붙이고, 바람결 하나에도 이름을 붙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통 기상 표현은 단순한 기상 관측을 넘어선 한글 고유의 감성과 언어 미학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만들어진 이 표현들은 단지 자연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과 삶의 방식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실시간 기상 정보에 의존하지만, 과거에는 그 순간의 하늘, 별, 바람에서 오늘을 읽고 내일을 준비하던 문화가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라져가는 전통 기상 표현 속에 담긴 한글의 아름다움과 감성 언어의 깊이를 함께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하늘을 보며 한글을 만들던 사람들요즘 우리는 날씨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합니다. 몇 시에 비가 오는지, 기온이 몇 도인지, 미세먼지는 얼마나..

한글 이야기 2025.04.06

편지보다 느린 말 — 구술 문화 속 말의 무게

– 기록되지 않아도 오래 남는 말이 있습니다 – 말이 글보다 먼저였습니다사람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역사적으로 보면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문자가 등장하기 전에도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말로 삶을 전하고, 마음을 나누며 살아왔습니다.삶의 지혜, 전설, 사랑, 감정… 이 모든 것은 ‘입’과 ‘귀’ 사이를 오가며 구술 언어로 이어졌습니다.이처럼 글이 없던 시대, 사람들은 말을 통해 문화를 만들었고,그 말들은 바람처럼 전해지며 사람의 기억이 되었습니다.우리는 이 문화를 구술 문화라고 부릅니다.종이와 잉크 없이, 목소리와 숨결로 이어지는 삶의 기록.그 시절의 말은 빠르지 않았고, 정제되지 않았지만,오히려 더 조심스럽고 깊은 정서를 지녔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구술 문화의 말들,그리고 그 안에 ..

한글 이야기 2025.04.06

말의 색깔, 색을 표현하는 옛말과 감정의 연결

– 색채 속에 스며든 감정, 그리고 한글의 정서 – 한글 속 색 표현, 감정을 입다한글은 오랜 시간 동안 색과 감정을 함께 표현해온 언어입니다.단순히 시각적인 구분을 넘어서, 사람의 감정, 심리, 분위기까지 색을 통해 전달해 왔습니다.예를 들어 ‘붉다’는 말은 단순히 빨간색이 아니라 분노, 열정, 수줍음을,‘파랗다’는 말은 청량함과 함께 파란만장함이나 불안정함 같은 감정의 굴곡을 떠올리게 합니다.“얼굴이 붉어졌다”, “파란을 겪었다”는 표현에서 보이듯,한글은 색을 단어 속에 담아 감정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하는 언어적 감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옛말 속 한글 색 표현의 문화적 상징조선시대 문헌이나 고문서를 살펴보면, 색은 시각 정보를 넘어서 정신적 상태와 인격을 상징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예를 들어:‘..

한글 이야기 2025.04.05

‘듣기 좋은 말’은 언제부터 생긴 걸까? 칭찬 표현의 역사와 변화

– 한글 속 따뜻한 말의 흐름을 따라가 봅니다 – 한글 속, 말 한마디가 마음을 움직이던 시절“그 말 한마디에 힘이 났어요.”이 말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것입니다. 살면서 들은 칭찬 한마디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고, 때로는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우리는 말이 가진 힘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칭찬’ 문화와 표현은 언제부터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쓰이게 되었을까요?“잘했어요”, “멋져요”, “대단하네요” 같은 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시점은 비교적 최근입니다.예전에는 누군가를 직접적으로 칭찬하기보다는 조심스럽고 간접적인 표현이 주를 이뤘고, 그 속에는 한글 특유의 언어 예절과 정서가 담겨 있었습니다. 예전 한글에는 칭찬보다 겸손이 미덕이었습니다조선 시대나 그 이전까지는 직접적인..

한글 이야기 2025.04.05

어휘 속에 담긴 시간 감각 — 옛날 시간 표현과 단위들

해시, 삼경, 하루살이… 옛말 속 시간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느림과 여유가 있던 삶이 보입니다. 한글 속 시간에도 온기가 있었던 시절오늘날 우리는 시간을 초 단위로 재고, 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며 살아갑니다. 스마트폰 시계에 종속된 삶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하지만 아주 오래전, 조상들은 해의 움직임과 계절의 흐름을 따라 시간을 느꼈습니다.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 속에는 지금은 낯선 말들인 ‘삼경’, ‘해시’, ‘순’ 등이 자연스럽게 쓰였습니다.이 글에서는 한글 속에 녹아 있는 옛 시간 표현과 단위들을 되짚어 보며, 숫자 대신 감각으로 시간을 재던 시절의 따뜻한 리듬을 함께 되살려 보고자 합니다. 한글로 해를 따라..

한글 이야기 2025.04.05

왜 ‘아랫목’ 이라고 부를까? 전통 주거 문화 속 언어 이야기

– 공간은 사라졌지만, 말은 한글 속에 살아 있습니다 – 지금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익숙한 말 ‘아랫목’오늘날에도 겨울이면 “아랫목이 그립다”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이미 보일러와 전기난방이 일상화된 시대임에도,‘아랫목’이라는 한글 표현은 여전히 따뜻함, 정서, 포근함을 떠올리게 합니다.하지만 정작 ‘아랫목’이 구체적으로 어디를 가리키는지,왜 그렇게 불렸는지를 정확히 아는 분은 드뭅니다.실제로 ‘아랫목’은 단순한 공간 명칭이 아니라,조선시대의 온돌 구조와 가족 질서, 생활문화가 녹아든 한글의 언어 유산이었습니다.이번 글에서는 ‘아랫목’을 중심으로 웃목, 사랑채, 행랑채 등전통 주거 공간에서 파생된 한글 표현들을 살펴보고,그 언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아랫목과 웃..

한글 이야기 2025.04.05